발견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가령 우리는 보물을 “찾는다”고는 하지만 보물을 “발견한다”고는 말하지 않는다.
아주 오래도록 그 자리를 지키고 있어서 언제부터 그 곳에 있었는지 아무도 모르는
할머니 방 한켠 문지갑 위의 목재코끼리상이 사실 알고보니 대단한 조각가의 유작이었다면
그것은 “보물의 발견”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발견은 그러니까 아마도 그 값어치를 비로소 알아차리는 것, “눈치채는 것”이 아닐까.
행복은 발견하는 것.
아주 오래전부터 그 자리를 지켜온 행복을 눈치채는 일이리라.
계절이 바뀌어 제철 나물이 밥상 위에 올라오는 것
매일 같은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
적당한 섬유유연제 냄새가 베인 뽀송뽀송한 수건들이 차곡차곡 개어져 있는 것
지붕이 덮인 따뜻한 집에서 이불의 온기에 파묻혀 잠들 수 있다는 것
언제든 깨끗한 물을 양껏 마실 수 있는 것
따뜻한 물에 하루의 피로를 씻어낼 수 있는 것
오늘도 적당히 예상 가능한 하루를 살 수 있다는 것
너무나 당연해서 눈치채지 못한 행복들.
덜 벌고 더 행복하기로 해보았다.
어쨌거나 보고 읽고 쓰기를 좋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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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아솔아 푸르른 솔아>의 푸르른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