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작품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일지라도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라는 작품은 한번쯤 보거나 이름을 들어봤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는 유명한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네덜란드 그림의 황금시대 화가인 요하네스 베르메르가 1665년 경에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유채화로 <IVMeer>라는 사인이 있지만 연대가 기록되어 있지 않아 정확한 연대는 불명인 상황입니다.
제목 또한 처음에는 <터번을 착용한 소녀>나 <진주 (The Pearl)> 등의 이름으로 불리웠으나 현재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동명의 소설이나 영화가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2006년에는 네덜란드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림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요하네스 베르메르 1665년
작품명 : 진주 귀걸이 소녀
제작년 : 1665년
크기 : 47x40cm
기법 : 유채 캔버스
소장 : 헤이그 마우리츠 하위스 미술관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소설화
1999년 미국의 소설가 “트레이시 슈발리에”는 네덜란드 화가인 베르메르의 유명한 동명의 회화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동명의 소설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출판했습니다. 작품의 실제 화가인 베르메르가 생활하던 17세기 네덜란드 델프트를 무대로 하여 그림의 소녀와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가상으로 써내려갑니다. 출간 이후 슈발리에의 소설은 전 세계적으로 500만부 이상 판매되었으며 이로부터 베르메르의 작품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에 대한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알 수 있습니다. 작가는 알려져 있는 것이 거의 없는 이 작품을 보며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이 소녀에 대한 비밀이 풀리지 않을 것을 염원하기도 했습니다.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모델은?
이 작품에 대해서 알려진 것이 거의 없어 모델에 대한 여러가지 설이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베르메르는 살아생전 11명의 아이를 낳았는데 그 중 하나인 딸 마리아일 것이라는 설입니다. 하지만 현재 가장 유력한 설은 특정 인물을 모델로 그린 초상화가 아닌 17세기 네덜란드에서 널리 그려지고 있었던 가공의 캐릭터를 그리는 “트로니”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것입니다. “트로니”는 “군인”이나 “가수”같은 일정한 사람을 그리는 것으로 베르메르 가상의 “젊고 아름다운 여인”을 그린 “트로니”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의 포인트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작품이 되었을까요?
“북구의 모나리자” 라고도 불리는 이 작품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걸작 <모나리자>와 비교되며 많은 예술관련 서적의 표지로 작식되거나 쿠션, 컵받침, 티셔츠 등의 우리 일상생활 소품에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인터넷에는 이 소녀의 이미지가 넘쳐나고 있으며 현대식으로 재해석 되기도 합니다. 유명한 현대미술가 중 하나인 “뱅크시”는 귀걸이 부분에 진주 대신 경보기를 사용한 패러디 낙서를 브리스톨 벽에 남기기도 했습니다.
헤이그 마우리츠 하위스 미술관
첫째, 아름다움
검은 바탕에 비치는 인상적인 파란색과 노란색 터번, 절제된 붓놀림으로 그려진 기이할 정도로 큰 진주, 윤기나는 피부에 닿는 빛과 그림자를 능숙하게 포착한 터치 이 모든 것이 이 작품의 숭고한 아름다움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둘째, 친밀한 소녀
소녀가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친밀감을 가진 눈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화가를 아는 소녀인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이 그림을 보고 있는 관람객조차도 이 소녀를 알고 있다는 착각이 들게 만듭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머리색이나 눈동자 색깔같은 그녀의 기본적인 외형조차도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듭니다. 살짝 고개를 돌려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그녀의 얼굴은 일부분만 보이기 때문에 실제 형태를 제대로 볼 수 없습니다.
세번째, 신비로움
이 소녀가 누구인지 그리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우리는 베르메르에 대해 거의 아는 것이 없습니다. 메르베르는 평생 네덜란드의 작은 마을인 델프트에서 살았습니다. 후세에 들어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유명한 화가 중 하나가 되었지만 실제 그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미술상을 운영하며 그림을 그리는 수수한 화가였습니다. 개종하고 가톨릭여성과 결혼해서 장모님댁에 살면서 11명의 자녀를 둔 것 정도만 알려져 있습니다.
베르메르가 그린 것으로 알려진 36점의 작품이 있으며 많은 작품에서 우유를 붓거나 편지를 쓰거나 류트를 연주하는 여성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 여성들이 누구인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으나 가족 중 누군가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와 화가와의 관계도 역시 알려진바 없습니다. 이런 베르메르의 작품의 희소성과 신비함은 현대에 들어 그의 작품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우유를 따르는 여자> 요하네스 베르메르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 작품특징
첫번째, 하이라이트의 사용
작가 베르메르는 빛의 마술사로 불리며 빛의 묘사에 능한 화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 소녀의 그림에서 눈의 빛반사는 의식적으로 본래의 반사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 하이라이트가 들어가있습니다. 이로 인해 소녀의 표정에 불확실한 인상을 주고 사람에 따라 인상이 달라지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귀걸이 또한 빛의 반사가 어색합니다. 불확실한 소녀의 표정에 대비되는 귀걸이의 빛 반사는 불확실과 확실을 대비시켜 소녀의 표정을 돋보이게 하는 인상을 줍니다.
두번째, 터번과 복장
흐릿한 배경에 베르메르 블루라고도 불릴 정도로 선명하고 특징적인 파란색 터번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이 터번때문인지 이탈리아의 유명 화가인 귀도 레니가 그린 <베아트리체 첸치>의 마지막 초상화와 비교되기도 합니다. 귀도 레니의 <베아트리체 첸치>는 폭력적인 아버지를 죽이고 사형에 처하게 된 “베아트리체 첸치”라는 여성이 처형되기 바로 직전에 그려진 그림으로 단두대에 머리카락이 미끌어지지 않도록 터번을 쓰고 있는 모양입니다.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에서 소녀가 왜 터번을 두르게 되었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유럽풍이 아닌 동양적인 차림새가 소녀의 분위기를 더욱 신비스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베아트리체 첸치> 레도 귀니
세번째, 울트라 블루
이 작품에서 기본적으로 물감은 색의 소물질과 접착제 역할을 하는 메디움을 섞은 것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때는 색소가 되는 물질이 비싸지면서 비싼 물감 때문에 자유럽게 색깔을 사용할 수 없는 시대였습니다. 특히 파란색은 19세기 화학의 발전에 따른 합성, 제조방법이 확립될때까지 가장 비싼 색상의 물감으로 좀처럼 사용할 수 없는 색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청금석을 원료로 하는 울트라 마린 블루는 상당히 귀해 금과 동등한 가치가 있을 정도였습니다. 화가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색이 아니었기 때문에 성모 마리아나 예수 그리스도의 의복 등에 쓰이는 경우가 많아 마돈나 블루라고도 불리웁니다. 이런 값비싼 울트란 마린 블루를 많이 사용한 화가로 유명한 것이 요하네스 베르메르 입니다.
<음악연습> 요하네스 베르메르
그의 작품 <음악연습>에서도 울트라 마린블루가 풍부하게 사용됩니다. 파란색 의자는 물론 왼쪽 벽이나 바닥의 푸른빛이 도는 검은 돌 부분에도 사용되고 있으며 천장의 갈색에도 같이 사용해 푸른빛을 띄우고 있습니다. 베르메르는 다른 작품에서도 울트라 마린을 많이 사용하고 있어 베르메르 블루라고도 블리우며 이런 울트라 블루의 사용은 그의 작품의 특징으로도 꼽힙니다.
베르메르가 값비싼 울트라 마린을 자주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장모가 부유했던 점, 양조업자이자 투자자인 파트론이 있었던 점 등이 그 이유로 알려져 있습니다.
베르메르를 파산으로 몬 <울트라 블루>
그러나 1675년 요하네스 베르메르가 죽고 난 후 그의 집안은 거의 파산상태였으며 남겨진 가족에게 그 부담이 남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베르메르가 생전에 여기저기서 빚을 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데 그 이유가 울트라 블루를 구입하기 위해서였다는 설이 유력합니다. 생전 그를 파산으로 몰았던 울트라 블루가 지금은 베르메르 작품의 가치를 더 올려주고 있는 점이 아이러니합니다. 그 당시 청금석은 아프가니스탄에서만 생산되고 있어 매우 귀했으며 그 가치가 금과 맞먹을 정도였습니다.
울트라 블루의 청금석
어쨌든 이 때문에 그의 많은 작품들이 경매에 부쳐지게 되는데 이후 약 200년 가까이 여러 소유자들을 전전하게 됩니다. 그러던 중 1881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진행된 경매에서 이 작품이 한 수집가에 의해 약 2길더에 낙찰되었지만 그 당시 작품의 보존 상태가 아주 나빠 먼지와 진흙으로 얼룩져있어 무엇이 그려져 있는지도 모를 정도였다고 합니다. 이 수집가가 사망한 후 이 작품은 마우리츠 하위스 미술관에 기증되면서 1915년 본격적인 복구 작업이 진행됩니다. 그로 인해 소녀의 터번의 파란색에 사용된 울트라 블루의 청금석이 물감의 기름과 반응해 변색되었음이 밝혀지고 본래의 모습을 찾게 되면서 베르메르 작가의 작품의 희소성과 함께 현재는 가치를 메길 수 없는 역사적인 작품이 되었습니다.
네덜란드 헤이그의 마우리츠 하위스 박물관에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외에 베르메르의 작품을 2가지 더 전시하고 있습니다.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영화화
신비함을 간직한 채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작품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원제 : Girl with a Pearl Earring)>는 동명의 소설을 바탕으로 하여 영화로도 제작되었습니다.2003년 주연 영화화 되어 주연 스칼렛 요한슨이 골든 글로브상 최우수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 되기도 했습니다. 베르메르 작품의 색채와 구도를 영상으로 재현한 점이 특징 적이며 그림의 세계를 그대로 잘라낸 듯한 영상미로 제 76회 아카데미상에서 촬영상 미술상 의상디자인상 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습니다.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영화 2003
영화 줄거리
1665년 네덜란드 델프트의 한 거리. 타일 화가인 아버지를 둔 그리트는 화가 베르메르 집에 허드렛일을 하는 하인으로 들어갑니다. 베르메르 부인으로부터 아틀리에를 청소하는 명령을 받는데 색채를 보는 예술적 감각이 뛰어났던 그리트는 창문을 닦아도 될까요? 빛이 바뀌는데요? 라고 물으며 예술을 이해하지 못하는 베르메르 부인과 대비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녀의 음영, 색채, 구도에 대해 숨겨진 재능을 발견한 베르메르는 그리트에게 원근법이나 물감의 조합을 가르칩니다. 어느날 그림의 구도가 나쁘다고 생각한 그리트는 아틀리에에서 모델이 된 의자를 제외하여 음영윽 강조합니다. 베르메르는 이를 보고 그리던 의자를 지우고 빛와 그림자를 덧붙입니다.
베르메르는 마침내 그리트를 모델로 그림을 그리기로 결심하고 광기의 눈으로 그리트를 바라보게 됩니다. 창조의 고통을 견디는 베르메르. 아틀리에에 단둘이 머무는 일이 잦아지면서 부인은 베르메르가 그리트에게 연심을 품고 있다고 오해하게 되고 베르메르가 하인과 아틀리에에 틀어박혀 있는 것에 대한 터무니 없는 소문까지 퍼지면서 부인을 괴롭힙니다. 마침내 부인은 발끈해 평소에 출입하지 않던 아틀리에에 난입하게 되고 그 곳에서 부인은 자신의 귀걸이를 하고 있는 그리트의 초상화를 발견합니다.
*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작품 중 하나로 꼽히는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현대에 이르러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인데 당시 이 아름다움을 구현하기 위해 화가가 파산할 지경까지 갔다는 사실은 안타깝습니다. 그 시대에 영광을 누리지 못한 점도 아쉬운 부분인데요. 아름다움을 구현해 내기 위한 예술가의 고뇌는 영화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작품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영화를 한번 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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